페스트 –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 페스트
‘오랑’이라는 프랑스령 알제리의 한 도시에서 ‘페스트’가 창궐하여 고립된 상태에서 ‘리외’라는 의사를 중심으로 한 주변인물들이 대응하는 이야기다.
페스트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돌고 있고, 모두다 같이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공감하지만, 페스트를 바라보는 감정과 관점은 모두 다르다.
‘리외’는 의사로서 자기 직분에 충실하게 페스트에 대응해 내가고, 판사의 아들이었던 ‘타루’는 자원보건대를 조직하여 리외와 환자를 돕는다.
시청 직원인 ‘그랑’은 시청 업무를 충실히 하는 와중에도 자원보건대에서 봉사하며, 자신만의 특별한 일까지 하고 있다.
기자인 ‘랑베르’는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오랑을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정적인 찬스가 왔을 때 탈출을 포기하고 자원보건대를 지원한다.
종교적 지도자 격인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가 하나님이 내린 형벌임을 주장하다 예신판사 ‘오통’의 아이가 죽는 것을 보고 고민하고, ‘코타루’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자기의 일신을 보전하려 한다.
도시가 페스트에 휩싸여 처음에는 공포, 절망, 나중에는 적응(포기)해 나가는 동안에도 이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소통하고 응원하고 협력한다.
코로나19와 연관되어 많이 언급되는 책이다. 대체 그게 어쨌단 말인가? 21세기 코로나19에 페스트를 가져다 붙이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너무나도 비슷하다.
아니지.. 우리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우리에게는 리외 이상으로 희생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들이 있고, 그랑만큼 충실하게 대응하는 공직자들도 있다.
놀랍게도 그 와중에 종교는 ‘파늘루’ 를 훨신 뛰어넘었고,언론은 ‘초기의 랑베르’에 비할바가 아니며, 이 와중에 마스크로 장난치는 사람들을 보면 ‘코타루’는 장난이다.
나도 속물이라 너도나도 페스트, 페스트 하기에 읽었는데, 정말 너도나도 페스트, 페스트 하는 이유가 있기는 했다.
참.. 아주 재미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6시간 정도씩 이틀 만에 다 읽었어요.
* 해수병 : 기침이 많이 나는 병이라는 뜻이네요. 해수병쟁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 찾아봤다는..
주요 문장들
딴 곳과 마찬가지로 오랑에서도 시간과 반성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알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오래가지는 않겠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야.” 전쟁이라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래가지 말란 법은 없다.
페스트가 대체 무엇입니까? 그게 바로 인생이에요. 그뿐이죠.
그렇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일면이 있다. 그러나 추상이 우리를 죽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 추상에 대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동정이 아무 소용이 없을 때는 동정하는 것도 피곤해지는 법이다.
만약 자기가 전능의 신을 믿는다면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일을 단념하고 그런 수고는 신에게 맡겨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심지어는 신을 믿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파늘루까지도그런 식으로 신을 믿는 이는 없는데, 그 이유는 전적으로 자기를 포기하고 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며, 적어도 그 점에 있어서는 리외 자신도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는 차라리 아름다운 행위에다 너무나 지나친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악에게 간접적이며 강렬한 찬사를 바치게 되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왜냐하면 그런 아름다운 행위가 그렇게도 많은 가치를 갖는 것은, 그 행위들이 아주 드물고 악의와 무관심이 인간 행위에서 훨씬 더 빈번한 원동력이기 때문이라는 말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까.
세계의 악은 거의 무지에서 비롯되며, 또 선의도 총명한 지혜 없이는 악의와 마찬가지로 많은 피해를 입히는 수가 있는 법이다.
가장 구원될 수 없는 악덕은 스스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고 그럼으로써 스스로 사람을 죽이는 권리를 인정하는 따위의 무지의 악덕인 것이다.
연애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미래가 요구되는 법인데, 우리에게는 이미 순간순간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만에, 그는 인정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 인정으로 해서 그는 살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들이 죽어가는 광경을 매일 스무 시간 동안 참고 볼 수가 있었다.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도 역시 그들을 거기서 끌어내기 위한 운동이나 계획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생각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끌어내는 일에 급급해서 끌어내야 할 사람에 대해서는 잊고 마는 것이다.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들은 인간이 언제나 욕구를 느끼며 또 가끔씩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페스트
알베르 까뮈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