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ㄱ자 콘솔 만들기

우리집은 작아요. 엄청 작아요.
우리 부부 방, 꿈이방 해서 방 2개, 거실과 주방, 화장실.. 끝.

덕택에 저는 작업 공간이 없어요. 책상도.
맨날 거실 소파 테이블이랑 딸 책상으로 메뚜기 마냥 이리저리 뛰어가며 작업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저만의 작업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한 공간이 없나 둘러보니, 이제는 쓰지 않는 캣타워가 보입니다. 겨울동안 고양이 치포가 사용하던 캣타워인데, 요즘은 마당에서 생활하니까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캣타워를 치워봤습니다. 약 75cm의 공간이 나옵니다.
옆에 보이는 책장의 높이는 74.5cm. 책장을 포함한 폭은 108cm.
얼핏 생각하기에 폭 108cm 합판의 한쪽에 74.5cm 짜리 다리를 한쪽에 달고, 나머지 한쪽은 책장 위에 얹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사이즈의 합판을 주문하려고 보니 재단비용 등등을 해서 5만원 가량 견적이 나오네요. 그럴바에는 책상하나 사죠. 창고를 엎어서 털어봅니다.

예전에 선반으로 사용하던 합판이 보이네요. 폭은 110cm, 너비는 21cm.
너비가 좁 작기는 하지만 두 개를 연결하면 될 것 같고, 두께도 10T 정도로 좀 아쉽기는 하지만 노트북과 와콤 타블렛만 올릴 예정이므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침 어디선가 사용하던 나무조각 2개도 보이네요. 합판을 연결할 때 사용하기로 합니다.

ㄱ자 콘솔 제작을 위한 합판

다리로 쓸만한 걸 찾다보니 역시 선반으로 사용하던 폭 190cm짜리 합판이 보입니다. 이걸 잘라서 다리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공구함을 이리저리 찾아서 적당한 길이의 못 10여개와 나사못 6개를 발견했어요. 이거면 될 듯 합니다.

ㄱ자 콘솔 제작을 위한 합판

상판을 먼저 만들어 봅니다. 110cm 짜리 합판 아래에 나무조각을 목공본드로 붙인 다음 강도를 높이기 위해 못질을 해줍니다. 페인트 자국이 좀 있어서 접착면만 사포질로 평평하게 해주고 아래쪽은 그냥 둡니다. 귀찮으니까요.. ^^;
상판 한쪽은 책장 위에 올릴 예정이니 공간을 좀 두고 접합해야 합니다.

ㄱ자 꺽쇠를 나사못으로 다리 쪽에 먼저 고정시켰습니다. 제작기라는 걸 처음 쓰다보니 중간과정 사진찍는걸 계속 까먹어서 생략된 과정이 많네요. ㅠㅠ

다리 쪽에 먼저 붙이고 보니 상판과 높이가 맞을지 걱정되네요.

일단 한번 대봅니다. 적당히 맞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고정하기로 합니다.

대략 완성된 듯 하므로 설치해봅니다. 딱 맞네요.

노트북과 타블렛도 올려봅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만든 콘솔에서 제작기를 쓰는 중인데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편합니다. 나중에 테이블보 같은 걸 주문해서 덮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이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나무로 무엇인가, 특히 가구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에 스페인하숙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다보니 유해진이 ‘이케요’라며 나무로 이것저것 만드는데 고급스럽지 않더라도 정말 쉽고 재미있게 하더라구요.

가구는 고급스러운 재료로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고정관념 없이 이리저리 톱질해서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겉 멋을 버리고 나니 간단히 쓸만한 콘솔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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